(동성고등학교)

 

2005년 1학기 종강미사: 하늘나라를 차지하는 겸손한 사람

 

제목: 하늘나라를 차지하는 겸손한 사람

 

오늘은 겸손한 재상과 교만한 마부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옛날 중국에 훌륭한 재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시중을 드는 사람 중에 마부가 한 사람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마부 부인이 갑자기 그에게 이혼을 청했습니다. 즉 “나는 이제 당신과 도저히 함께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친정으로 돌아가 부모님을 모시고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마부는 사랑하는 부인이 이 말을 하자 도대체 왜 그러냐하고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부인은 “당신은 이 나라의 재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일국의 재상이니까 당당히 행세할 만도 하지만, 누구를 만나든지 항상 겸손하게 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심지어 마부인 당신에게 까지도 잘 대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분보다 더 거들먹거리고 호기를 부리니, 더 이상 장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이혼해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마부는 아내의 말을 듣고 크게 깨달았습니다 : “아! 내가 재상님을 믿고 너무 교만하게 살았구나. 참으로 나의 모습은 얼마나 부끄럽고 어리석었는가?” 하며 생각하고,  그 다음부터는 새 사람이 되어 겸손하고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았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는 큰 인물이 되고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으로 순박하고 겸손한 사람들이 하늘나라의 신비를 잘 받아들인 것에 대해 감사드렸습니다. 반대로 마음이 교만한 사람들, 당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에 대해선 신랄한 비판을 하셨습니다.

 

~ 생각해 봅시다.

 

 한 가정을 지배하는 법칙은 무엇입니까?  지식과 정보입니까? 그렇지 않지요. 참으로 가정이야말로 사랑과 용서와 관심이 있기에 이 세상의 어느 곳보다도 따뜻하고 행복을 느끼는 곳이 됩니다.
그리고 그 가정들이 모인 사회를 생각해 볼 때, 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 살아 갈 때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바로 서로 간의 예의와 겸손, 그리고 정직과 신뢰일 것입니다. 사람은 예의 없는 사람과 대면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일을 함께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만한 사람과는 상봉하기를 꺼려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초대하신 하늘나라는 어떤 사람이 들어갑니까? 그곳에 들어가는 것은 똑똑한 지식이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처지에서 얼마나 순박하고 정직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과학문명이 첨단으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대자연의 위력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기에 그것을 알고 신앙하는 태도가 바로 겸손의 자세입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지식을 배우고 익히고 또한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어진 시간 안에 열심히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자신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겸손이라면 바로 여러분은 학생으로서 필요한 교과내용을 열심히 배우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지금 고교시절 열심히 놀고 앞으로 계속될 30년 혹은 50년간의 일생을 고생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지금 열심히 공부하여 일생을 보람 있게 살 것인가?  바로 이러한 선택의 상황에서 겸손한 사람은 어느 것을 택하겠습니까? 겸손한 사람은 지금 드러나지 않더라도 열심히 배우고 익혀 나중에 자신을 필요로 하는 때가 오면 자신이 배운 지식과 실력을 통해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는 유익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길을 택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배운 지식을 삶의 지혜로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또한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많이 배우고 지식이 많다 해도 그 사람이 교만하다면 아무도 그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진정으로 실력이 있는 사람은 거들먹거리거나 호기를 부리지 않습니다.
교만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이나 실력마저도 스스로 가치 없게 만들고, 자신이 세운 공로마저도 무너뜨리게 하지만, 겸손은 자신의 부족함마저도 돋보이게 합니다.
실력이 있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덕은 바로 겸손의 미덕임을 잊지 맙시다.

  동성학교 학생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실력을 갖추면서도 겸손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죠?  그리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무엇입니까? 겸손한 사람은 자기에 대해 성실하고 또한 타인을 존중하며, 우리 사회의 질서를 존중하며 하느님이 만드신 자연과 세상의 섭리를 신뢰하며 따르는 사랍니다. 겸손한 사람은 그저 남한테 필요 없이 양보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또한 필요할 때에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과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겠습니다. 또한 겸손한 사람은 자신을 과장하지 않고 그렇다고 자신을 과소평가하지도 않으며, 그래서 늘 정직하게 살고 사람들을 신뢰하고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라고 보겠습니다.

  동성학교 학생 여러분!
  
  여러분은 이 동성학교에서 여러분의 귀중한 청소년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진정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지금 준비해야 할 공부를 열심히 하여, 참으로 실력과 인성을 갖춘 동성인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한 학기동안 여러분 모두가 건강하게 지내게 된 것을 감사드리고, 특히 고2 학생들은 중국과 일본, 그리고 제주로의 수학여행을 잘 다녀온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고1 학생들은 평창에 있는 국립청소년수련원에서 좋은 시간을 가진 것 또한 감사할 일입니다. 그동안 여러분을 보살펴주신 부모님, 그리고 공부를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과 교직원들, 식당, 매점 등 음으로 양으로 함께 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여름 방학 동안 모두 유익하고 좋은 체험을 많이 하여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2학기에 뵙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일시 2005년 7월 13일

장소: 동성고등학교 대강당

교장 김웅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