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고등학교의 교육전통과 비전

 

서울 동성고(東星高), 4.19 학생혁명 시발점 자부심
2006년 03월 08일 10:18 / 김인수 기자

4.19의거탑

서울 동성고(東星高)는 북한산이 한눈에 올려다 보이는 혜화동 천주교 동산에 자리하고 있다. 동숭동 문화의 거리를 끼고 도심에 위치하면서도 교정은 어머니 품안처럼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다.

서울 동성고등학교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후 민족을 구하는 길은 오직 미래의 교육밖에 없다고 판단한 남대문지역 상공인 등 민족지도자들이 주축이 되어 1907년 설립했다.

서울 동성고는 요란하거나 야단스럽지 않다. 그러면서도 알차고 내실 있는 교육으로 유명하다. 이는 동성고가 올해 서울대를 8명이나 합격시킨 점만 봐도 얼마나 참교육 실천에 열중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동성고 동산에 올라가면 동성고 교육이념을 세긴 돌과 함께 장면(張勉)총리의 흉상이 눈에 들어온다. 철저한 민주주의 신봉자인 장면 총리는 이 학교 3대 교장선생을 지냈다. 장 교장선생은 너그러운 성품과 고매한 인격을 지닌 참교육자이셨다. 그는 해방 후 동성고를 인문계로 전환시켰는데 먼 미래를 내다본 용단이었다는 평가이다.


정문 ‘4.19의 횃불 바로 여기에서’라 새긴 돌탑, 동성인의 자랑

장면 총리 흉상

장 교장선생의 민주주의 실천 교육 탓인지 동성고는 한국 민주주의의 출발지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1960년 4.19학생혁명 날 아침 제일 먼저 거리로 나선 것이 동성고생들이고 그 출발점이 정문이었다. 지금도 그 자리에는 ‘4.19의 횃불 바로 여기에서’라고 씌어진 4.19 돌탑이 서 있다.

동성고생들은 ‘무저항주의’ 와 ‘민주주의 사수하자’는 플래카드를 들고서 동숭동에 있는 서울대로 향했다. 이렇게 하여 서울대생과 대광고 학생들이 합류해 4.19는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났고 젊은 동성고생들은 민주혁명의 선두에 섰다.

이 두 개의 플래카드는 동성고생들의 애국충정을 받아들인 학교당국에서 커텐, 먹물, 등사기를 내주어 만든 것으로 4.19혁명 대열 한복판에 시종일관 나부꼈다고 한다.

동성고생들은 지금도 독재 타도, 민주쟁취를 외치며 교문을 나섰던 선배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고 했다. 특히 4월만 되면 동성고생들이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흘린 뜨겁고 순수한 젊은 피의 흔적을 몸소 느끼게 된다며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김웅태(金雄泰)요셉신부 교장선생은 먼저 ‘자랑으로 100년, 희망으로 100년’이란 동성고의 한 세기상징 표어를 통해 동성고 비전을 담담히 밝혔다.


학교 이사장인 정진석 추기경 탄생 21세기 민족발전 견인차

“우리 학교의 교육이념인 ‘진리와 사랑’이야말로 동성교육의 핵심적인 가치이자 100년 동성고의 진정한 자부심입니다. 예수님 같은 사랑과 헌신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갈 민족지도자와 동량들을 수많이 길러내는 것이 앞으로 우리 동성고 100년의 희망입니다.”

김 교장선생은 “정진석(鄭鎭奭) 우리학교 이사장님께서 21세기 추기경 자리에 오르셨다”며 “정 추기경을 통해 동성고는 21세기 그리스도와 함께 민족 발전의 요람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리와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전해 주신 복음의 기쁜 소식들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고 사랑하는 정신으로 학문적 진리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라며 “우리 동성인은 학문을 배우되 참된 진리와 지성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100년 전통의 동성고는 우선 자랑스러운 선배들의 민주화 전통을 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주신 인간생명을 귀중히 여기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보호하며, 역사와 자연을 통해 계시하신 진리들을 소중히 여기는 한편 불의와 거짓과 조작에 대해선 참된 비판정신을 갖는 지성의 동성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예수님 말씀이 있다” 며 “동성고의 새로운 희망 100년은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지고 갈 인재들의 요람이자 지성인의 도장으로서 더욱 튼튼히 반석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100년 전통, 동성상업학교 전국 13개시도 수재 모여든 명문고

김 교장선생은 “우리 동성고생들은 천주교 성직자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올바른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몸에 형성되어 있다”며 “고등학교 인성교육이 일생을 좌우한다는 면에서 우리 동성고생들은 참 인성교육의 모범생들”이라고 자부했다.

동성고 100년 전통을 살펴보면 동성고 출신들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일제 시대 순수 민족학교로서 한국인 학생만 다니던 동성상업학교는 동성고의 전신으로서 전국 13개시도의 수재들이 다 모이는 명문고였다.

당시 일제총독부가 한국인에게는 상과와 신학과만 허가해줬다, 그러나 동성상업학교는 전국의 민족 수재들이 모여 착하고 유순한 동성상업 출신들이 빛을 발하도록 천주교 학교로서 최대한 뒷받침했다.

그 결과 지금 2만4,000천명에 달하는 동문 대부분이 요란하지 않으면서 묵묵히 천주교 신부를 비롯해 성직자, 의사, 언론계 등에 많이 종사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의 명실상부한 최고 국가원로인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정규만 신부, 최석우 신부, 나상조 신부, 황민성 주교, 이갑수 주교, 이경재 신부, 김창렬 주교 등을 배출, 천주교의 요람이 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이준구 미국태권도협회장 등 세계인물 배출

김웅태(金雄泰)요셉신부 교장선생님

정관계는 전예용 전건설부장관, 황종률 전재무부장관, 노준형 정보통신부장관 내정자, 고흥길 국회의원, 이경호 전차관, 윤경도 전핀란드대사 등이 활동하고 있고, 금융계는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강권석 기업은행장, 나종규 산업은행 이사, 최인걸 하나은행 부행장 등 수없이 많다.

경제계는 이종욱 삼익건설회장, 고상겸 전삼성생명 대표이사, 정찬주 SK그룹 부회장, 이학주 신영증권회장., 이만득 삼천리그룹회장 등이 있고 언론계는 최종률. 신태민 경향신문사장, 조시행 중앙일보정보사업단 대표이사, 송영수 동아일보 상무, 임덕규 디플로머시 대표이사, 이원교. 김지영 경향신문 편집국장, 원종배 아나운서 등이 있다.


이준구 미국태권도협회장, 강효 줄리어드 음대교수, 영화배우 안성기 씨도 동성고 출신이다. 이밖에 조용각 동덕여대 재단이사장,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형인 이맹희 새한미디어 회장도 포함되어 있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교장선생은 “가톨릭적 교육은 다원화되고 점차로 보편적 가치관이 소멸되어가는 현대의 상황 안에서, 청소년들의 지적 성숙과 더불어 도덕적 성숙이 조화되도록 하며, 그리스도 정신으로 사랑과 봉사의 실천자로서 구원의 누룩이 되도록 준비시키는데 있다” 며 “동성인들이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절 중시, 정중한 인사 바른 몸가짐 어른 공경심 체질화 교육

그는 “인성교육 중에서도 사람 됨됨이를 판가름하는 예절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며 “예절교실을 통해 고개 숙여 인사하기, 바른 몸가짐, 어른에 대한 공경심, 바른 습관 기르기 등이 몸에서 체질화되도록 교육시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몸과 마음이 튼튼해야 맑은 정신도 깃들기 때문에 우리 동성고생들은 국기인 태권도를 통해 심신을 수련하고 있다”며 “동성고생들이 전국을 제패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김 교장선생은 “교내에 있는 가톨릭센터 강당을 지역주민에게 개방,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함으로써 민중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며 “그리스도 정신에 입각, 민족학교로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 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2006년 3월 8일, 사상계와의 인터뷰 기사, 교장 김웅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