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셉 대축일

 

주제 : 믿음, 사랑, 성실의 사람 성요셉

성요셉 대축일 미사

오늘 성 요셉 대축일을 맞아 동성 중`고등학교 교직원 그리고 학생 여러분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게 되어 기쁩니다.

 

우리 학교엔 저를 비롯하여 열 분의 선생님들이 요셉 세례명을 갖고 있어서 전체 교직원의 약 9% 정도나 됩니다.  요셉 세례명을 가지신 선생님들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요셉 성인을 생각할 때, 그분은 대단히 조용한 가운데 깊은 신심을 갖고 하느님의 계획에 협력하고 순종하신 덕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분에게는 특히 세 가지 덕이 탁월하게 나타남을 봅니다.

 

첫째, 그분은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요셉은 마리아와 약혼한 사이였는데, 정식 결혼하기 전에 마리아가 아기를 가졌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요셉은 이 이러한 소문을 듣고 얼마나 당황했을까요? 그리고 얼마나 마리아에게 실망했을까요. 이러던 차에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 “마리아의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을 것이니, 안심하고 그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루가 1, 20)라는 말을 듣고, 요셉은 아무 말 없이 즉시 그대로 실천합니다. 요셉이 신앙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천사의 말에 의심을 품고 나름대로 자초지종을 알아보아야겠다는 태도로 이것저것 살펴보고 모든 일을 미심쩍어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천사의 말을 당연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던 것입니다.

  둘째, 요셉은 사랑 가득히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요셉은 마리아가 자신과 정식으로 결혼하기 이전에 잉태했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을 먼저 생각한 것이 아니라, 우선 마리아의 처지를 생각했습니다. 마리아의 일은 부끄러운 일일 뿐 아니라, 당시 율법에 의하면 돌로 쳐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큰 죄였습니다. 자신의 사랑하는 약혼자가 이러한 난처하고 딱한 입장에 빠진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나머지, 요셉은 “마리아의 일을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고, 남모르게 파혼하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루가 1, 19).  요셉은 마리아에게 자신들의 사랑에 대한 배반으로 복수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조용히 수습하고, 또한 마리아의 부끄러운 행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셉의 태도야말로 얼마나 훌륭하고 덕 있는 행동입니까? 요즈음 어떻습니까? 물론 옛날에도 그렇지요. 서로 좋아하고 사랑할 땐, 죽을 때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한쪽의 사랑이 식어지거나, 자신으로부터 멀어질 때는 그에 대한 증오의 불을 켜고 어떻게 하면 복수할 수 있을까하고 이 궁리 저 궁리하다가 잘못되면 한때 사랑했던 그 사람을 원수보듯, 혹은 원수보다도 더 못한 보잘것없는 인간으로 대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최근 청와대 3급 공무원이 아내와 다투다가 아내를 목 졸라 죽이고, 그 다음날 태연히 축근했다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셉의 태도를 보십시요. 요셉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요셉은 오히려 마리아의 일을 걱정했고, 마리아가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도록 배려했고, 그래서 남모르게 파혼하려고 함으로써 마리아의 명예를 지켜주려 했던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요셉을 “사랑 가득한 배려의 사람”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셋째, 요셉은 성실하고 충직한 사람이었습니다.

 

동성고등학교 종교관에서의 성 요셉 대축일 미사

요셉은 마침내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남편으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든든한 모습을 보입니다. 요셉은 하느님의 계획으로 그리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태어난 예수님을 당신의 아들로서 보살피고 양육했습니다. 자신의 직업인 목수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다했습니다. 요셉은 자신의 아내인 마리아와 함께 살면서도 동정을 지키며, 마리아를 통한 하느님의 계획에 협력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아들이지만 자신에게 그 책임이 주어진 예수님의 양육의 의무를 다했습니다.
성서에서 요셉의 이야기는 루가 복음의 초기에만 나타납니다. 그것도 예수님의 탄생이야기, 마리아의 성령으로 인한 잉태이야기, 그리고 헤로데가 아기 예수의 탄생으로 인해 두 살 아래의 사내아기들을 죽이려하자 아기 예수와 마리아를 모시고 이집트로 피난 가는 이야기, 그리고 예루살렘에 순례 갔다 오는 중에 보이지 않던 열 두 살의 소년 예수님이 성전에서 율법학자들과 토론할 때, 그를 찾아 애태우던 이야기 등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서도 요셉은 언제나 마리아와 요셉의 든든한 보호자이며 후원자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요셉은 진정 신앙과 사랑과 성실한 인간의 모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요셉은 자신의 것을 찾기보다 먼저 하느님의 섭리에 순응하고, 자신보다는 남의 처지를 생각했고, 또한 하느님의 계획에 협력자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요셉성인을 성교회의 수호자, 성가정의 보호자, 임종하는 이의 보호자, 노동자의 수호자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부여했는데, 그러한 칭송을 받기에 마땅하다고 봅니다.

  오늘 우리는 요셉 축일을 지내면서 우리와 같은 인간이면서도 하느님의 계획에 협력하고 신앙과 배려 깊은 사랑과 성실한 책임을 다하며 모범을 보이신 성 요셉의 덕을 본받고 참된 행복의 길을 찾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2006년 3월 20일, 동성고등학교 종교관 성당, 교장 김웅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