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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학교 2007년도 위령의 날
친애하는 동성가족 여러분!
오늘 위령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동성학교에 몸담고 살다가 이 세상을 하직한 동성 가족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특별히 최근에 세상을 하직한 조규정선생님, 서호석 선생님을 기억합니다. 또한 동성 32회 동문들은 오래 전부터 매년 위령의 날을 맞이하여 동문들 가운데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모교에 오셔서 위령의 날 미사에 참여하면서 기도해 오셨고, 오늘은 동문들 가운데 한 분이신 김대군 신부님도 미사를 공동으로 집전하고 계십니다.
우리 인간은 이 세상에 나와 한 세상을 살고 모두 죽음의 길을 가야 합니다. 죽음은 모든 사람이 가야하는 길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죽음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넘어가는 관문입니다. 인간의 죽음은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결산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오늘 평화신문(2007년 11월 4일자, 8면)을 보니, 좋은 글이 나와 인용하고 싶습니다. 즉, 위령성월 특집으로 죽음에 대한 묵상의 글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인간은 죽음 앞에서 보통 세 가지를 후회한다고 합니다.
첫째는 살면서 ‘남에게 베풀지 못하고 산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웃이나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자기와 자기 가족만을 위해 움켜쥐고 살았던 것을 후회하며, 왜 좀 더 넓은 마음으로 베푸는 삶을 살지 못했는가를 후회하게 된답니다.
둘째는 죽음을 앞두고서는 그동안 살면서 “참지 못하고 산 것”을 후회한다고 합니다.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그리고 어떤 일을 하면서 좀 마음이 상하고 언짢은 일이 있었다하더라도, ‘조금만 참았더라면’ 서로 간에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았을 것이고, 좀 더 나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 그것이 후회스럽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살아 있을 때 ‘좀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 함께 했던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고 행복을 추구하며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죽음을 앞두고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자신이 그 기회를 저버렸고, 다시는 그러한 시간이 돌아오지 못함을 후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러한 회한과 반성과 후회를 보면서 좀 더 지혜롭고 보람되게 살며 결코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인간의 죽음은 다양합니다. 다른 사람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대속적이며 구원적인 죽음이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다른 많은 이들에게 유익과 혜택을 줍니다. 그런가 하면 피해자로서의 죽음도 있습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폭력, 테러, 전쟁과 같은 무모한 욕심으로 인해 당하는 억울하고 불쌍한 죽음입니다. 이 세상에 이러한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이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자연적인 죽음입니다. 인간이 자신의 수명을 다하고 맞이하는 것으로서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맞이하는 죽음입니다. 물론 여기에도 행복한 죽음이 있고, 쓸쓸한 죽음이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자신의 삶을 살고 마침내는 죽음이라는 관문을 지나, 저 세상에서의 다른 삶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에 의하면, 인간은 죽음 이후에 세 가지 삶이 전개됩니다 :
첫째는 천국의 삶입니다. 천국에는 누가 갈 수 있겠습니까? 천국은 인간이 바라는 소망의 극치입니다. 천국엔 하느님의 뜻대로 선하게 살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한 사람들이 가는 곳입니다.
둘째는 연옥의 삶입니다. 연옥은 이 세상에서 선하게는 살았지만, 천국에 들어가는데 있어서 결점과 부족함이 있는 자들이 자신의 허물을 반성하며 정화하여 하느님을 뵐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하느님의 은혜를 받아 천국에로 가는 분들이 있는 곳입니다. 연옥에 있는 분들은 자신들이 정화의 시간을 거친 후에는 언젠가 천국에 가서 하느님을 뵈올 수 있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셋째는 지옥의 삶입니다. 지옥에 가는 자들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고, 제멋대로 살며, 남에게 피해를 끼치고 악행을 일삼은 자들이 가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천국에 갈 아무런 희망이 없기에 절망 그 자체로서 끝없이 고통을 겪는 곳입니다.
오늘 우리가 위령의 날에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를 드리는 것은 우리보다 앞서 이 세상을 떠난 이들이 하느님의 은혜로 영원한 안식을 얻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떠난 이들이 살아 있을 때 자신의 가족은 물론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했던 거룩한 시간들과 일들을 생각하면서, 우리도 이 세상을 떠나게 될 때 남길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남을 위해 행한 선행과 봉사와 희생만이 가치 있는 보석으로 남겨질 수 있음을 생각합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소중하게 사용하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세상을 위해 도움이 되는 삶이 되도록 합시다.
오늘 세상을 떠난 모든 연령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이 세상에 살 때 하느님을 뜻을 따르려고 노력했으나, 인간적인 약점과 단점과 부족함으로 남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상처를 주었던 영혼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그분들이 연옥의 시련 속에서 모든 것을 깨끗이 정화하여 하느님을 뵙기에 떳떳한 사람이 되어 하느님과 함께 영원한 안식을 누리도록 기도합시다.
아울러 우리는 오늘 ‘모든 인간은 죽는다.’ 는 이 명확한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세상에 살아 있을 때 하느님의 뜻대로 살고 동료 인간 이웃을 위해 선행과 봉사와 희생을 바치며 인간사회를 유익하게 하고, 그리하여 죽음을 앞두고도 감사와 보람과 찬미를 드리면서 죽음을 받아들이고, 또한 죽음 이후에도 하느님의 품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길을 갈 수 있도록 다짐하며 기도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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