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학교 2008년 스승의 날

 

주제 :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스승의 날에 하는 복음 묵상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마르 8, 29)

안녕하십니까?

오늘 스승의 날을 맞아 동성학교의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교직에 종사하는 모든 선생님들이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서 스승이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르 8, 27)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답하기를,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이라고도 하고, 엘리야라고 말하기도 하고, 혹은 예언자들 가운데 한 분이라고도 말한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이러한 분들은 당시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위대한 분들이며 존경받는 분들이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베풀며 회개를 외쳤는데, 사람들이 그를 고대해온 메시아가 아닌가 하고 생각할 정도로 훌륭한 분이었으며, 또한 엘리야는 구약의 모든 예언자들을 대표할 정도로 하느님을 향한 열정과 헌신에 있어서 투철한 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이러한 분들로 여긴다는 것은 그만큼 예수님은 당시 사람들로부터 위대하고 훌륭한 분으로 인정받고 계시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제는 제자들에게 직접 물어보셨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르 8, 29) 예수님의 갑작스럽고 예기치 않은 이러한 질문이 있자 제자들은 모두 한동안 그 답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평소에 예수님을 존경하고 따르긴 했지만 예수님은 과연 어떤 분이신지에 대해서는 정의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때엔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드러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자들 가운데 대표격인 베드로는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마르 8, 29)하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베드로의 이 답에 대해 긴장하시면서 그 말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십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그리스도”라는 분은 유대인들이 자신들을 구원해줄 분으로 고대하던 분이었는데, 로마제국의 식민통치로부터의 해방과 같은 정치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시사성을 띤 민감한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 ‘그리스도’라는 분이 어떤 길을 가야하는 지를 설명해 줍니다. 즉,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마르 8, 31)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 그리스도가 왜 그러한 고난의 길을 가야만 하느냐고 하면서 안타깝게 생각했고, 특히 베드로는 간절히 그러시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베드로를 보고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르 8, 33)하고 크게 꾸짖었습니다.

베드로의 이러한 만류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며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스승께서 고난의 십자가의 길을 가시도록 내버려 두겠습니까? 그것을 만류하고 다른 길을 찾아보시도록 하는 것이 제자된 사람의 충정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태도는 확고했으며 단호했습니다. 그리스도는 그러한 길을 가야하는데, 그것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길이었기에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자기희생과 헌신과 봉사로 그 길을 찾는 것만이 스승으로서의 참된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확고하게 생각하셨던 것입니다. 과연 예수님의 방법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비록 그 당시 예수님이 가신 고난의 십자가의 길은 혹독하고 실망적이고 절망적이었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부활의 영광으로 그 모든 것을 보상하고 인정을 받았기에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은 영광의 길로 변했고, 그래서 제자들도 그러한 길을 따르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생명을 바치면서까지 스승이신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그 길을 갔던 것이고, 그 결과 오늘날 온 세상의 20퍼센트가 넘는 그리스도인들이 전 세계를 덮고 있다고 보겠습니다.

오늘 스승이신 그리스도께서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어떤 답을 드릴 수 있을까요? 그분이 그리스도이시다고 답한다면, 우리도 스승이 가신 그 길을 따라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우리 자신도 함께 일하고 있는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여러분은 저를 어떠한 사람으로 봅니까?”라는 질문을 던질 때, 그들로부터 자신이 하고 있는 소명에 충실한 분이라는 답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5월 15일, 동성중고등학교, 교장 김웅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