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셉 대축일

 

주제 : 의롭고 충직했던 복된 요셉

성요셉 대축일 미사

오늘 성 요셉 대축일을 맞아 동성학교 학생들과 교직원 여러분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게 되어 대단히 기쁩니다. 요셉 축일은 본래 3월 19일인데 금년엔 그 날이 성주간 중에 있게 되어 앞당겨서 지내게 되는데, 아마 제가 요셉 축일을 지낸 것 중에 가장 이른 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요셉 축일은 언제나 사순절 한 가운데 있지만, 이 날만큼은 사순절의 단식과 금육, 절제와 희생의 힘든 날에서 관면되어, 대영광송을 노래하고 기쁨의 날로 지내게 되는 특전이 있습니다.

 

이것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요셉성인은 성모 마리아의 남편이시고, 또 우리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양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진짜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시고, 요셉은 예수님을 기르시고 양육하신 아버지이십니다. 요셉 성인과 같은 지위는 사람으로서는 성모 마리아 다음으로 가장 복되시고 영예로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을 구원하신 구세주 예수님을 당신 아들로 두시고, 또 예수님이 어머니라고 부르시며 순종하신 성모님의 배필로서, 한 평생을 그 거룩한 분들과 함께 한 가정을 이루시고 그 가정의 책임자로서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하신 분이 바로 요셉 성인입니다.

 

몇 년 전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맞아, IMF 체제를 겪으면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수많은 실업자들이 생겨났고, 또한 정년 감축과 조기 퇴직 열풍으로 수많은 가정들의 가장들이 평생 근무하리라 생각했던 직장에서 축출되어 그로 인한 가장들의 경제력 감소로 인해 아버지들의 권위가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반면 어머니들이 또한 가정을 살리고자 경제활동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 뉴스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현재 일할 수 있는 데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놀고 있는 사람이 160만 명이 되고, 또한 실업자 수는 34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동성고등학교 종교관에서의 성 요셉 대축일 축하식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요셉 성인은 전 세계 가정들의 수호성인으로 그분의 역할과 성덕이 우리에게 어떤 비전과 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째, 요셉 성인은 자기 직무에 충실했던 분입니다.

 

요셉은 성가정의 가장으로서 배필이신 마리아와 그리고 하느님의 선물이신 예수님을 보호하고 생활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그는 평범한 목수 일을 하셨는데, 하루하루를 충실히 힘든 노동을 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직분을 충실히 하는 모습이 바로 요셉 성인의 이미지입니다.

 

물론 실업자가 되고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또한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로서 혹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책무를 다하지 않아서 가정이 어려움을 겪는 일도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정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들은 여러 가지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가정의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일을 게을리 하여 생기는 일들, 지나친 음주, 도박, 욕심, 거짓으로 인해 저질러지는 불행들을 볼 때, 우리는 요셉 성인처럼, 가정을 위해 가장으로서 지켜야 할 자신의 책무를 충실히 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요셉은 예수님을 장차 ‘하느님의 아들’로서 이 세상을 구원하실 구세주로서 기르셨습니다.  

 

성요셉 대축일 중학생 전례부 축하 노래

우리는 물론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니까 당연히 요셉 성인이 어떤 노력을 하지 않아도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품위를 지닐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인성을 지닌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감정이나 의지도 없이 그저 거룩한 일만 자동적으로 하는 분이라기보다는, 그러한 선택의 기회에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길을 택했다고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인간 예수, 예수님의 어린 시절부터, 소년, 청년, 성인에 이르는 인간의 성장 과정에서 그 모친이신 마리아와 함께 요셉 성인은 아버지로서 예수님께 어떤 인간적이며 아버지다운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요셉 성인은 아들인 예수님과 다정한 대화를 하시고, 또 당신 로마 제국의 식민지 상황에서 이스라엘 민족들이 당하는 현실에 대해 함께 의견도 나누셨을 것이며, 또한 가장으로서 종교적 가르침과 사회 예절도 가르쳐 주셨을 것입니다. 바로 예수님의 훌륭한 인격 뒤에는 마리아님과 함께 그 성가정을 이끄셨던 요셉 성인의 영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셋째, 요셉은 마리아를 평생 사랑하고 돌보았습니다.

 

요셉은 같은 동네 나자렛에 살던 마리아와 장차 혼인하려고 약혼한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소문에 의하면 마리아가 혼전에 임신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 요셉은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어 마리아가 곤경에 처해지지 않도록 남몰래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러한 요셉의 생각이 또한 얼마나 훌륭한 처신입니까?

 

요즘 세상에 신문이나 TV 뉴스에 나오는 수많은 사건들 중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얼마나 분노와 질투의 화신이 되어 끔찍하고 잔인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 여러분은 잘 알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요셉 성인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비록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마리아가 그렇게 되다니” 하면서 의아함이 있었지만, 마리아를 그 일로 인해 더욱 비참하게 만들거나, 어렵게 하려고 하지 않고, 조용히 해결하고 수습하여 한 사람의 삶을 인격적으로 다시 살아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려 했다는 점에서 요셉 성인의 위대한 모습을 봅니다. 그뿐 아니라 요셉은 마리아가 하느님의 계획에 의해 그렇게 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마리아를 평생 반려자로 돌보면서 자신도 하느님의 계획에 협력하는 삶을 살았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요셉 성인은 신앙의 귀감이 되는 분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성학교 종교관에서의 성 요셉 축하행사

오늘 요셉 성인의 축일을 지내면서 성가정의 가장이며, 임종하는 이들의 위로자이시며, 모든 노동자의 수호성인이신 분의 덕을 다 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단지 우리는 그렇게 훌륭한 삶을 사신 분이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사셨고, 우리 인간 중에 그러한 분이 계시다는 점에, 같은 인간으로서의 품위가 함께 높아졌음에 감사드리고, 우리도 그분의 성실하고 훌륭한 모습을 본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요셉 성인의 전구를 통해, 한 가정의 아버지들은 요셉성인을 더욱  닮은 아버지들이 되고, 자신이 한 부인의 남편이라면 요셉이 마리아를 사랑하고 보살핀 것처럼 평생 자기 아내를 사랑하며, 훌륭한 아버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이 되어 하느님과 함께 하는 성가정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아멘.

                                                                            

2008년 3월 15일, 동성고등학교 종교관 성당, 교장 김웅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