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학기 개강미사 : 정직한 발토로메오

 

제목: 정직한 발토로메오

 

학생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우리학교 학생들이 함께 모여 하느님 앞에 미사를 봉헌하면서 새로운 학기를 하느님의 은혜 속에 기쁘고 보람 있고 좋은 결실이 가득한 한 학기가 되도록 기도드리게 되어 기쁨니다.

 

서양 속담에 행복에 대해 이런 말이 있습니다. :

  “하루의 행복을 원하면 목욕을 하고,
   한 주일의 행복을 원하면 이발을 하고,
   한 달의 행복을 원하면 자동차를 사고,
   1년의 행복을 원하면 결혼을 하라.
   그러나 일생의 행복을 원하면 모름지기 정직하여라”.

 

서양 사람들의 가치관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리더십, 정의, 용기, 성실, 등 많은 좋은 가치들이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정직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가치라고 했습니다. (동양의 가치관 중에는 충성이나 효도, 의리 등이 있습니다.)  정직한 사람은 믿을 수 있고, 그와 어떤 문제에 대해 성심껏 논의할 수 있으며, 무슨 일이든지 맡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직한 사람은 우선 바로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하고 그 자체로 복을 받는 것입니다. 정직한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비록 잘못한 경우라도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고백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 사회에 정직한 사람들이 많을수록 신뢰가 있는 사회가 되며 우리가 원하는 밝은 사회를 이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래의 사회는 정직한 사람이 대우받고 사회를 이끄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점차적으로 사회는 인터넷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게 되는 사회가 됩니다. 인터넷상으로 대화하고, 돈을 부치고, 자료를 입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회 구조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 바로 누가 보건 안보건 자신과 사회 앞에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성서에서도 정직한 사람이 나옵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필립보가 데려온 나타나엘이라는 사람을 보고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이스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거짓이 조금도 없다”(요한 1, 47)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인정받은 거짓이 전혀 없는 사람 나타나엘이라는 사람은 또한 발토로메오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12제자 중의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만, 처음엔 예수님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상황에서 나자렛 출신 예수가 무슨 특별한 사람이라도 되느냐는 태도를 지녔다가, 예수님께서 자신이 무화과나무 밑에 있는 것을 보고 정직한 사람이라고 말하자,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하면서 예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복음서에서 나타나엘이라고 불리는 발토로메오 사도는 오늘 요한복음에서 나오는 이러한 대목 외에 별로 언급되지는 않습니다만, 그는 예수님이 그의 고향 가나에서 첫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몇 년 전 저는 신도들과 함께 이스라엘 성지를 순례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갈릴레아 호수 주변에 있는 가나 마을에 들린 일이 있는데, 이곳은 예수님께서 아직 당신 때가 오지 않았는데도 혼인잔치에서 첫 기적을 베푸신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이곳에 가나 혼인잔치에서 물을 술로 변화시킨 기적을 기념하는 대성당이 건립되어 있는데, 바로 가나 성당 입구에 또한 발토로메오 성인의 기념성당도 있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발토로메오 성인은 나중에 인도와 아르메니아에 복음을 전하였는데, 그곳에서 그는 그리스도를 증언하다가 박해자 아스티야제스 왕에 의해 가혹한 형벌을 받아 순교하게 되었는데, 살아 있는 채 피부가 벗겨져 참수를 당해 순교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몸의 살가죽이 벗겨지는 고통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고통일 것입니다. 발토로메오는 예수님께서 정직한 사람이라고 인정하였듯이, 하느님의 아들로서 고백한 자신의 신앙을 거짓이라고 말하지 않고, 그 신앙대로 정직한 고백을 함으로써 참으로 몸으로 받아내기 어려운 형벌, 살가죽이 벗겨 죽임을 당하는 형벌을 받아내고 예수님을 증거했던 것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발토로메오의 순교적 증언에 의해 아르메니아는 301년에 최초로 그리스도교 국가가 될 수 있지 않았나 봅니다.
  

이처럼 정직의 가치를 지킨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고 때로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칠 각오가 있어야만 지켜지는 덕목이라고 보겠습니다.  이러한 발토로메오의 정직한 신앙을 기리기 위해, 미켈란젤로는 로마의 시스틴 경당에 최후의 심판이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기면서, 천국에 있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의 모습을 특별히 그렸는데, 그가 바로 자신의 살가죽을 들고 서있는 성인 발도로메오 성인을 그렇게 묘사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그림에 더욱 특히한 점은 그 성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어 그 성인을 기리는 동시에 자신도 그러한 신앙을 본받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동성고등학교 학생 여러분!

 

오늘 우리는 개강미사를 거행하면서 2학기를 시작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학업과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직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자기 몸의 살가죽마저 벗겨짐을 마다하지 않았던 발도로메오 성인의 덕을 기리면서, 우리도 그러한 정직한 덕을 본받아 자신에게 정직하고, 동료에게 정직하고, 부모형제에게 정직하고, 선생님에게 정직하고, 우리 사회에 정직한 사람이 되어 사회와 민족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큰 그릇이 될 수 있도록 이 미사 중에 하느님께 은혜를 구합시다. 아주 작은 일부터 정직을 실천하여 나아간다면, 분명히 우리는 큰일에도 정직할 수 있고 마침내 그로 인해 일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시 2005년 8월 24일 오전 9시

장소: 동성고등학교 대강당

교장 김웅태 신부